부호의 암기
2022년 4월 25일 작성
전신 학습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부호의 암기입니다.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부호를 굳이 암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신 학습에서 중요한 두 가지는,
- 송신보다는 수신을 먼저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작하기 - 송신/수신 먼저. 참조)
- 부호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귀로 듣고 연습해야 합니다.
그런데 부호를 암기하는 것은 부호의 송신을 연습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영문 A를 외운다면, A라는 부호가 ( . _ )라고 기억합니다. 이것은 송신을 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더구나 ( . _ )라는 부호를 귀로 듣는 것도 아니고, 눈으로 보거나 마음 속으로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전신 학습은 수신을 먼저 시작하는 것이 좋고, 수신 연습은 부호를 외울 필요없이 귀로 들으면서 부호를 익히기 시작해야 합니다. 이 홈페이지에서 제시하는 QSO코흐법은 부호의 암기가 필요없이 바로 수신 연습을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유튜브에 보면 많은 사람들이 전신 부호의 암기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부호의 암기만이 목적이라면 효과적이지만 교신을 하기 위해서 전신을 배운다면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부호를 그림으로 암기하면 수신시에 하나의 과정을 더 거치게 됩니다. ( . _ )의 소리를 들으면 바로 A라고 하지 않고, 마음 속으로 ( . _ )라는 부호의 그림을 그린 다음 A를 기억해 냅니다. 시간이 더 걸리게 됩니다.
미국의 전신 클럽에서 전신을 가르치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 부호의 암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부호를 모르는 사람에게 소리로 들려주면서 가르칩니다. 강사는 대부분 미해군 출신의 전신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부호의 암기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지 부호를 암기했다고 해서 전신 연습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저도 부호를 암기했고 많은 분들이 아마 그렇게 했을겁니다. 아직 부호를 외우지 않은 분이라면 굳이 외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부호의 암기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국내의 아마추어무선사 시험에서는 필기시험에 전신 부호의 장단점 표시를 묻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경우에는 하는 수 없이 부호를 암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