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8KJP ex.HL9DC
name : Del Clouser
QTH : Orlando, FL, USA
1998. 9. 14일 작성
글. HL5KY.
먼 나라에 있는 사람들과의 교신도 재미있지만, 국내에 있는 외국인과의 교신도 색다른 맛이 있습니다. 지금은 별로 많지 않은데 90 년대초 까지만해도 주로 미군햄들을 중심으로 많은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운용했었습니다.
록히드-마틴사의 헬리콥터관련 기술자로 원주에서 근무했던 Del은 이태리계의 미국인입니다. 오래전에 느꼈던 한국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좋아서 한국 근무를 지원했다고 하는데, HL9 호출부호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지원 이유중의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모오스 교신을 너무 좋아해서 40년 이상의 햄생활을 하면서 아직까지 음성으로 교신한 것은 100국이 넘지 않을 정도라고 합니다. 저하고 처음 7MHz에서 교신이 되었을 때도 전신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OMNI-V라는 무전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 무전기의 특별한 기능중에 한가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국내에는 별로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물어보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Del이 같은 무전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서 음성으로 옮겨서 얘기를 하려고 했더니 마이크를 어디에 두었는지 찾지를 못하니 다음에 하자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무언가 핑계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얼마후 그의 무선실을 방문해보니 모오스용 키는 많이 있었지만 정말로 마이크는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원주에 와서 처음에는 아파트에 안테나를 설치하고 운용을 했었는데, ‘옥상의 귀신 소동’이 있은 이후 무선실을 직장으로 옮겼습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한 노인이 아주 이른 새벽에 바람을 쐬러 옥상에 올라갔는데, 이때 옥상 한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서 번쩍번쩍 빛을 내는 바람에 놀란 노인이 거의 실신 했다고 합니다.
혼자 한국에 와 있었던 Del은 밤새 교신을 하는 때가 많았는데, 그 때 마침 안테나를 돌리던 중이었고, 어두운 밤에 밝은 안테나의 엘레멘트에 빛이 반사한 것을 보고 그 노인은 도깨비불쯤으로 오해한 것이겠죠. 곧 반상회가 소집되었고 말도 안 통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안테나를 내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모오스를 너무 좋아하는 Del은 키를 수집하는 것에도 관심을 가져, 수십 종류의 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만도 여러 종류의 키를 수집했는데, 특히 HL5AP 조병주 OM께서는 국내에서 오래전에 생산된 몇 종류의 키를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96년에 은퇴한 후 지금은 Florida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여전히 활발한 아마추어 무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14.030MHz 부근에서 여전히 전신 교신을 많이 하며 혹시 한국 신호가 들릴까 귀를 기울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