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송선의 길이를 맞추어라
2025년 11, 12월호 KARL지에 게재한 내용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MFJ 튜너의 매뉴얼을 읽고 있는데 아래의 내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 중앙 급전의 반파장의 다밴드 안테나에 높은 임피던스의 전송선을 1/4파장의 홀수배로 사용하지 말라.
- 중앙 급전의 한 파장의 안테나에 어떤 전송선이라도 1/2파장의 배수로 사용하지 말라.
- 만약 MFJ 튜너로 튜닝이 안될때는, (튜닝이 되지 않는 밴드에서) 전송선의 1/8ˑ파장 정도를 자르거나 더 잇고 다시 튜닝해 보라.
- 중앙급전의 반파장 다밴드 안테나를 최저 설계주파수 이하에서 사용하지 말라. 예를 들어, 3.5MHz 반파장 안테나를 1.8MHz에서 사용한다면 다이폴 형태로 사용하지 말고 전송선의 한쪽만 사용하거나 양쪽선을 합쳐서 롱와이어 형태로 사용하라.
전송선의 길이를 1/4파장도 하지 말라, 1/2파장도 하지 말라고 하니, 밴드별로 길이를 계산해보면 사용할 수 있는 길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송선의 길이를 1/2파장으로 하면 좋다는 얘기도 있다고 하니 더욱 혼동이 된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송신기 출력 임피던스(50Ω)와 전송선 임피던스(300~600Ω)의 차이가 크면 전송선 길이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송신기 출력 임피던스(50Ω)와 전송선 임피던스(50Ω)가 같으면 전송선의 길이가 얼마가 되건 전혀 상관이 없다.
간단히 말하면,
사다리피더(300~600Ω)를 사용하면 전송선 길이에 주의가 필요하고, 50Ω 동축케이블을 사용하면 길이가 얼마가 되건 전혀 상관이 없다. 물론 손실을 생각한다면 짧을수록 좋다.
전송선은 어려운 주제이지만 필자 자신이 비전문가인 만큼 평이한 용어밖에 사용할 수 없으니 편하게 읽으시기 바란다.
MFJ 매뉴얼에서 말하는 높은 임피던스의 전송선은 300~600Ω 정도의 사다리피더를 말하는 것이다. 사다리피더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안테나는 중앙급전한 멀티밴드 더블레트 안테나이다. 매뉴얼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서 먼저 더블레트 안테나에 대해서 알아 보자.
1. 더블레트 안테나
더블레트 안테나는 그림과 같이 급전부에 매칭회로가 없고 전송선 끝에서 튜너를 사용한다. 사다리피더는 손실이 적으므로 힘들게 급전부에서 매칭하지 않고 대개 무전기측에서 튜너로 매칭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반면 동축케이블은 손실이 더 크므로 급전부에서 매칭해야 한다. 이 점이 동축케이블을 사용한 안테나와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더블레트 안테나는 장점이 많다. 설치가 간단하고, 하나의 안테나로 여러 밴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사다리피더는 손실이 거의 없어서 신호도 좋은 편이다. 필자도 개국 초기에 TV 피더로 더블레트를 사용하였다.
더블레트는 해외에서는 지금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ZL3SV는 양쪽 길이 640m 더블레트를 사용하는데 7MHz에서의 신호가 2el Yagi 이상이었다. VK3IO, DL2ASG, LB2TB, KB9CC, G4HMC, W1TOY 등 각자 환경에 맞게 독특한 더블레트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송효율이 높아서 간단한 안테나치고는 신호도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다밴드 더블레트는 밴드마다 급전점의 임피던스가 다르며, 사다리피더의 길이에 따라서도 임피던스와 SWR이 급격하게 변할 수 있다. MFJ에서는 이 점을 주의하라고 당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문제는 아주 좋은 튜너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해소할 수는 있다.
2. MFJ 튜너 매뉴얼 해설
더블레트 안테나를 전체 길이 40m로 만들면 3.5MHz에서는 급전점 임피던스가 50~60Ω 정도가 되지만, 7MHz에서는 약 3000~6000Ω이 될 정도로 밴드마다 크게 차이가 난다. 이와 함께 전송선의 길이에 따라서도 임피던스가 변한다. 특히 1/4파장일 때 가장 급격한 변화가 생긴다.
급전점 임피던스가 50Ω이라면 1/4파장 사다리피더의 끝점에서 4050Ω이 되고, 급전점 임피던스 4050Ω은 1/4파장 끝점에서 50Ω이 된다. 이와 달리 1/2파장의 끝점에서는 급전점의 임피던스와 동일하다. 이것 역시 급전점 임피던스가 높으면 문제가 된다.
이렇게 문제가 되는 경우를 피해서 사다리피더의 길이를 조절하라는 것이다. 튜닝이 잘 되지 않으면 사다리피더의 길이를 조금 줄이거나 늘여서, 너무 높거나 너무 낮은 임피던스를 피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전송선의 길이에 따라 전송선 끝점에서의 임피던스를 계산할 수는 없을까.
3. 전송선 길이에 따른 임피던스 계산식
전송선의 길이에 따라 끝점의 임피던스값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방법은 무선공학의 전송선 이론에 잘 나와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Transmission_line?utm_source=chatgpt.com
이후 “임피던스”는 “Z”로 줄여서 사용한다.
편의상 그림을 수평으로 그린다.
계산의 편의상 전송선의 손실은 고려하지 않는다.

위의 공식으로 전송선의 길이에 따라 끝점에서의 임피던스를 계산할 수 있지만 상당히 복잡하다. 수작업으로는 계산이 쉽지 않다. 그런데 전송선의 길이가 1/4파장과 1/2파장에서는 비교적 간단하게 계산이 가능하다.

1/4파장 끝점Z = (전송선Z ⨉ 전송선Z)/급전점Z (1/4파장 끝점에서의 임피던스는 급격히 변화한다)

1/2파장 끝점Z = 급전점Z (1/2파장 끝점에서의 임피던스는 급전점의 임피던스와 같다)
1/2파장은 1/2파장의 정수배에서도 계산은 동일하다.
전선 또는 전송선의 길이를 말할 때는 전기적 길이를 말한다. 즉, 속도계수를 감안한 길이이다. 나동선의 속도계수=0.99, 피복동선=0.97, 사다리피더=0.95~0.99, 동축케이블=0.6~0.9
4. 실제 계산 예 1
450Ω 사다리피더 사용시
만약 급전점Z가 3000Ω이라면,
1/4파장 끝점에서의 Z = (450⨉450)/3000 = 67.5Ω 1/2파장 끝점에서의 Z = 3000Ω
1/4파장 끝점에서의 SWR = 67.5/50 -> 1.35:1 1/2파장 끝점에서의 SWR = 3000/50 -> 60:1
정리하면,
450Ω 사다리피더 사용시, 전송선의 길이에 따라 임피던스가 변하고, 길이에 따라 SWR도 크게 변한다.
5. 실제 계산 예 2
50Ω 동축케이블 사용시
◩ 5-1. 급전점Z가 50Ω이라면,
50Ω 동축케이블 사용시, 급전점Z가 50Ω이면, 전송선의 길이가 변하더라도 임피던스는 계속 50Ω으로 동일하며 SWR도 변하지 않는다. (전송선 “특성 임피던스”의 정의를 알아보면 위의 내용과 동일하다)
◩ 5-2. 급전점Z가 100Ω이라면,
1/4파장 끝점에서의 Z = (50⨉50)/100 = 25Ω 1/2파장 끝점에서의 Z = 100Ω
1/4파장 끝점에서의 SWR = 50/25 -> 2:1 1/2파장 끝점에서의 SWR = 100/50 -> 2:1
정리하면,
50Ω 동축케이블 사용시, 급전점Z가 50Ω이 아니면, 전송선의 길이에 따라 임피던스는 변하지만 SWR은 변하지 않는다.
1/4 또는 1/2파장이 아닌 경우에도 SWR이 2:1로 동일할까? 1/8파장에서의 값을 계산하면, 리액턴스값이 생겨서 Z = 40-j30Ω이 된다. SWR은 계산이 복잡하여 과정은 생략하지만 역시 2:1이 된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짧게 요약하면,
- 450Ω 사다리피더를 사용하면, 길이에 따라 임피던스와 SWR이 변한다.
- 50Ω 동축케이블을 사용하면, 길이에 따라 임피던스는 변할 수 있지만 SWR은 변하지 않는다.
- 즉, 전송선 임피던스가 송신기 임피던스와 같은지, 다른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
6. 전송선의 역할과 안테나 출력
전송선의 역할은 송수신기와 안테나 사이에서 양쪽으로 신호를 잘 전송하는 것이다. 만약 송신기에서 나간 출력이, 전송선의 길이에 따라, 안테나까지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를 알 수 있다면 위에서 설명한 임피던스나 SWR보다는 결론이 좀 더 분명해질 것이다.
그런데 안테나까지 전송된 출력을 재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그렇지만 기술적으로 간단하지 않다. 단순히 급전부에서 측정해서는 안테나의 상태에 따라 송신기의 출력보다 더 큰 값이 측정될 수 있다고 한다. 다행히 지금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실제와 비슷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Transmission Line Details 라는 프로그램으로, 전송선과 관련한 내용을 실제와 같이 테스트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청색으로 표시한 부분만 입력하면, 아래쪽에 결과값이 표시된다. 출력뿐만 아니라 각 부분의 임피던스, SWR 등의 여러 가지 값을 전송선의 손실을 고려하여 계산하기 때문에 실제와 큰 차이가 없다. 컴퓨터로 처리하지만 모든 계산은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다운로드:
https://ac6la.com/tldetails1.html
(구글에서 “tldetail” 로 검색 가능)
7. 프로그램을 이용한 계산값과 해설
전송선의 길이에 따라 임피던스, SWR 그리고 안테나까지 전달된 전력이 실제로 어떻게 변하는지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계산하고, 이론과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서 살펴보자.
- 청색은 입력값, 적색은 결과값
- 전송선은 약간의 유도성, 용량성 특성이 있음
- 송신기에서 100W를 출력하면 얼마나 전송되는지 계산함
◩ 7-1. 450Ω 사다리피더 사용시

- 1/4파장 끝점의 임피던스가 급격히 변함
- 1/8파장을 연장하므로써 임피던스가 많이 낮아졌음
- 1/2파장의 끝점은 급전점의 임피던스와 거의 같음
- 급전점의 SWR은 450Ω에 대한 값
- 송신기측의 SWR은 50Ω에 대한 값
- 전송된 전력은 전송선의 길이에 따라 점점 작아짐
◩ 7-2. 50Ω 동축케이블 사용시

- RG-8은 Belden 8237을 적용하였음
- 8237의 실제 임피던스는 52Ω
- 1/4파장과 3/4파장의 끝점 임피던스는 거의 같다
- 1/2파장과 1파장의 끝점 임피던스는 거의 같다
- 전송선의 길이에 따라 끝점의 SWR은 점점 낮아진다
- 전송선의 길이에 따라 전송된 전력은 점점 작아진다
- SWR과 전력이 줄어드는 것은 동축케이블의 손실 때문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계산한 결과값은 손실을 고려하였으므로 실제와 거의 비슷한 값이다. 결국 이론과 실제는 거의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로그램을 이용한 실험에서 다음의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사다리피더를 사용하면 전송선의 길이에 따라 주의가 필요하지만, 50Ω 동축케이블을 사용하면 전송선의 길이가 달라져도 특별한 마법이 생기지는 않는다. 길이가 길어지면 손실이 증가할 뿐이다.
8. 관련 내용
전송선에 관한 내용 중 위의 주제와 관련된 것들을 몇 가지 더 알아보자. 각각 별도의 주제로 다루어야 할 만큼 중요한 주제이지만 여기서는 요점만 간단히 살펴본다.
◩ 8-1. 1/4파장의 활용
급전점의 임피던스와 전송선의 임피던스가 다를 때, 1/4파장에서 임피던스가 급격하게 변한다. 이것은 큰 단점이 되기도 하지만 잘 이용하면 장점이 되기도 한다.
루프안테나의 급전점 임피던스는 대략 120Ω 정도인데 이것을 50Ω 송신기와 매칭을 맞추기 위해서, 75Ω 동축케이블 1/4파장을 급전점에 연결한다. 끝점의 임피던스를 계산하면, (75 X 75)/120 = 47Ω이 되어 50Ω 송신기와 매칭이 잘 된다. 1/4을 뜻하는 Quarter의 앞 글자를 따서 흔히 Q매칭이라고 한다.
급전점 임피던스가 50Ω이 되도록 제작된 야기 안테나를 2개 사용하여 이득을 높이려고 할 때, 2개의 안테나에 연결하는 매칭 케이블이 필요하다. 이때도 1/4파장의 75Ω 동축케이블을 사용한다.
◩ 8-2. CMC(공통모드전류)
송신을 하면 컴퓨터 관련 문제 또는 전자장치의 스위치가 저절로 on/off 되는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다. 이것은 CMC로 인한 것이다. 이때 전송선의 길이를 줄이거나 늘리면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전송선의 길이를 변경하는 것이 CMC의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고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전송선에 발생한 불필요한 전류를 줄이는 것이다. 불필요한 전류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CMC 초크를 설치하는 것이다. 물론 초크만으로 완전히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문제의 해결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때로는 전송선에 발생한 CMC의 현상만 조금 바꾸어도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전송선의 길이나 위치를 바꾸는 것도 그런 방법 중 하나이다. 심지어 전혀 상관없는 주변의 도체, 예를 들어 전선의 위치를 바꾸기만 해서 해결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CMC를 줄이는 것이 아니고, 전송선 주변의 CMC 영향권에 약간의 변화가 생겨서, 현재 겪고 있는 문제만 운 좋게 해결된 것이다.
CMC는 이론만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향을 찾기 위해서는 원인에 대한 이론적인 바탕이 필요하다.
◩ 8-3. 안테나까지 전달된 전력
그림 7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이상한 점이 있다. 안테나까지 전달된 전력이 94~97W 정도로 상당히 크다. SWR이 10:1이면 전송효율이 대략 33% 인데 90% 이상으로 계산되었으니 너무 큰 차이가 난다.
SWR에 따른 전력전송비율표를 보면, SWR이 3:1일 때, 75%의 전력만 안테나로 전달되고 나머지 25%는 다시 송신기로 돌아오거나 열로 사라진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W2DU는 1973년부터 QST지에 연재된 글에서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반사된 전력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다시 안테나로 전달된다고 한다. 계속 전송과 반사가 반복되다가 전송선의 손실로 인해서 멈추게 되지만, 이 과정에서 75%보다 더 큰 전력이 안테나로 전달된다고 한다.
SWR과 동축케이블이 일반화되기 시작한 2차 대전 이전에는, 학문적 체계는 갖추어지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당연한 얘기였다고 한다. 더블레트 안테나도 이 이론이 아니면 전송효율을 해석할 수가 없다. W2DU의 연재 글 발표 이후에 SWR과 전송 전력에 관한 프로그램들은 모두 이 이론에 따라 계산하고 있으며, ARRL의 안테나 핸드북에도 이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모든 햄들의 안테나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는 W4RNL도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으나 아직도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만만찮다.
ARRL에서는 1990년도에 W2DU의 연재 글을 취합하여 Reflections라는 책을 만들었는데, 이때 학계에 있는 일부 햄들조차 이 책의 공개를 반대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RF 분야에서 유명한 W8JI가 그의 YouTube 채널에서 이와 관련한 실험을 공개하였는데 W2DU의 의견을 지지하는 것 이상의 흥미로운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살펴보시기 바란다.
끝으로 자료 수집에 도움을 주신 DS5TUK님과 지식 나눔을 해 주신 W1TOY님에게 감사드린다.